[사설] 생산성은 뒤처지는데 일본보다 더 많아진 한국 월급

입력 2024-03-17 17:54   수정 2024-03-18 07:40

한국 기업 임금이 일본을 앞질렀다.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낸 ‘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비교’ 보고서를 보면 10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월 임금은 한국 399만8000원(2022년 기준), 일본 379만1000원이다. 2002년엔 한국이 179만8000원으로 일본(385만4000원)의 절반이 안 됐는데 역전했다. 대기업·중소기업 모두 일본보다 임금 수준이 높다. 2022년 기준 대기업 월급은 한국이 588만4000원으로 일본(483만6000원)의 1.2배, 중소기업은 한국이 339만9000원으로 일본(326만9000원)의 1.04배다.

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것을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. ‘잃어버린 30년’이란 말이 나올 만큼 일본이 장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겪은 점도 한·일 간 임금 역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. 하지만 한국의 생산성이 여전히 일본보다 낮다는 사실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. 구매력 기준으로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9.4달러(2022년)로 경제협력개발기구(OECD) 평균 64.7달러의 76.3%에 그친다. 37개 회원국 중 33위다. 독일(88.0달러)이나 미국(87.6달러)의 56%에 불과하고, 선진국 중 노동생산성이 낮은 편인 일본(53.2달러)보다도 낮다.

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 상승은 지속 가능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에 독이 된다. 특히 한국은 유례없이 빠른 저출산·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. 이런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이 추락하는 걸 막으려면 무엇보다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. 생산성 향상을 막는 대표적 걸림돌이 경직된 노동시장이다. 주 52시간제 관리단위를 ‘1주일’에서 ‘최소 1개월, 최대 1년’으로 바꾸는 근로시간 개편조차 노동계와 야당 반대에 가로막힌 게 단적인 사례다. 미국 헤리티지재단은 ‘2024 경제자유지수’ 보고서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를 184개국 중 87위로 평가했다. 이래저래 노동개혁이 시급하다.

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중소기업 생산성도 문제다. 중소기업 보호 일변도 정책만으론 생산성을 올릴 수 없다. 자칫 ‘피터팬 신드롬’만 키울 수 있다. 중소기업의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면서 대기업 규제는 확 푸는 게 생산성 증대의 지름길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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